- 캠핑의 밤, 가장 깊은 여행은 내 마음으로 향한다

캠핑의 밤, 가장 깊은 여행은 내 마음으로 향한다
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그것을 잊고 살아간다.
캠핑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순간이 있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끝내고, 하루 종일 이어졌던 분주함도 서서히 잦아든 늦은 밤.
주변은 조용해지고 하늘에는 별이 떠 있다.
그때 비로소 휴대폰을 내려놓고, 누군가와의 대화도 잠시 멈춘 채 그저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캠핑의 밤은 신기하다. 낮에는 자연을 즐기고 사람들과 어울리느라 바쁘지만, 밤이 되면 어느 순간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은 캠핑을 취미라고 말한다.
하지만 캠핑을 오래 즐겨온 사람일수록 안다.
캠핑은 단순한 숙박 방식이 아니라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라는 것을.
도시에서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
일을 해야 하고, 연락을 해야 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우리는 그 속에서 쉼 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캠핑장에서는 다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의자에 앉아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가 된다.
5월의 마지막 주말, 필자는 로잉보트를 타고 강원도 파로호 비수구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노를 저어 호수를 건너고 장비를 옮겨 텐트를 설치하며 보낸 하루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자연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주변은 더욱 조용해졌다.
전기도 없고 차량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물결 소리만이 호수 주변을 채우고 있었다.

그날 필자는 별을 본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생각들을 마주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뒤로 미뤄두었던 일들, 놓치고 있던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생각들이 조용히 떠올랐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외롭지는 않았다. 오히려 별빛 아래에서 오랜만에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되었다.
캠핑은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캠핑을 다녀오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벼워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별빛 아래에서는 직장도, 직함도, 걱정도 잠시 작아진다.
그 공간에서는 오직 나와 자연만 남는다.
캠퍼들이 반복해서 짐을 싸고 다시 길을 나서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장비를 갖기 위해서도 아니고, 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아니다.
잠시 잊고 지냈던 자신을 만나기 위해.
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오늘도 어딘가의 캠핑장에서는 누군가가 별빛 아래 앉아 자신과 조용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캠핑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지만, 결국 가장 멀리 떠나는 여행은 자신의 마음으로 향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다음 이야기 예고
[연재 - 캠퍼의 마음⑤] 새소리로 시작하는 아침
알람 대신 새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캠핑장의 아침. 자연이 선물하는 가장 특별한 하루의 시작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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