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고기는 눈으로만 고르는 것이 아니다
- 정육점·부위·지방·두께까지, 캠핑 고기를 고르는 재키창의 기준
캠핑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있다. 바로 고기다.
숯불을 피우고 삼겹살이나 목살을 올리면 캠핑의 즐거움은 한층 커진다. 그런데 같은 고기를 구워도 어떤 날은 유난히 맛있고, 어떤 날은 기대만큼 맛이 나지 않는다.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좋은 바비큐는 불판 위가 아니라 고기를 고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지난 ③편에서는 돼지고기의 숙성과 준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④편에서는 숙성은 잠시 내려놓고 맛있는 고기를 고르는 방법을 이야기해보자.
고기를 보기 전에 정육점을 먼저 보자
고기를 사면 대부분 가격과 색깔부터 살핀다.
하지만 내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그 정육점이 고기를 어떻게 받아서 관리하고 판매하는가다.
돼지고기는 한 마리의 지육에서 삼겹살, 목살, 앞다리, 뒷다리 등 여러 부위로 나뉘어 판매된다.
지육을 직접 취급하고 손질하는 정육점이라면 원육을 어떻게 관리하고 부위별로 손질해 판매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육점에 들어갔을 때 모든 고기가 포장된 상태로 진열되어 있는지, 아니면 고기를 직접 손질하고 부위별로 판매하는지도 한번 살펴볼 만하다.
[사진 : 정육점에서 지육을 작업하는 모습]
그렇다고 부분육을 받아 판매하는 정육점의 고기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부분육 유통 역시 일반적인 고기 유통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그 고기가 어떻게 관리되고 판매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판매대에서 고기를 고를 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부분육이라면 고기보다 먼저 포장지를 보자.
부분육은 포장지부터 확인하자
마트나 정육점 판매대에서 삼겹살이나 목살을 포장육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고기의 색깔만 보지 말고 포장지에 표시된 정보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모든 표시를 외울 필요는 없다.
캠핑 고기를 고를 때는 우선 다음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① 원산지,② 부위,③ 포장일자,④ 소비기한,⑤ 등급
원산지는 어디에서 생산된 고기인지 확인하는 정보다.
부위는 삼겹살인지 목살인지, 앞다리인지 뒷다리인지 확인한다. 같은 돼지고기라도 부위에 따라 맛과 식감, 어울리는 조리법이 다르다.
포장일자는 판매대에서 꼭 확인할 항목이다.
같은 부위와 같은 등급의 고기라도 포장된 시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기한도 확인한다. 특히 캠핑을 가기 며칠 전에 미리 고기를 구입한다면 더욱 중요하다.
등급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등급 하나만 보고 좋은 고기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등급은 고기를 선택할 때 참고하는 정보이고, 실제 구매할 때는 고기의 상태와 내가 만들 음식에 맞는지가 더 중요하다.
포장지에 표시된 정보가 충분하지 않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판매자에게 물어보면 된다.
“이 고기는 생고기인가요?”
“어느 부위인가요?”
“언제 포장한 고기인가요?”
고기를 고를 때는 가격표부터 보는 것이 아니라 판매하는 곳을 살피고, 포장지의 정보를 확인한 다음, 마지막으로 고기 자체를 보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고기를 고르는 순서다.
좋은 고기는 눈으로만 구별하기 어렵다
포장지를 확인했다면 이제 고기를 직접 살펴본다.
돼지고기의 색깔은 중요한 참고사항이지만 색깔 하나만으로 좋은 고기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살코기의 색과 윤기가 자연스러운지, 표면이 지나치게 마르지는 않았는지 살펴본다.
또한 포장 안에 육즙이 지나치게 많이 고여 있지는 않은지, 포장이 손상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한다.
고기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표면이 지나치게 끈적이는 등 이상한 상태가 보인다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국 고기를 고를 때는
포장지로 정보를 확인하고, 눈으로 고기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삼겹살은 지방과 살코기의 균형
삼겹살은 지방과 살코기가 층을 이루고 있어 숯불에 구웠을 때 진하고 고소한 풍미를 즐기기 좋은 부위다.
하지만 지방이 지나치게 많으면 느끼할 수 있고, 반대로 살코기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삼겹살을 고를 때는 지방과 살코기의 균형을 본다.
지방이 너무 많지도, 살코기만 많지도 않은 고기.
숯불 위에서 지방이 적당히 녹아 나오면서 고기의 풍미를 살려주는 삼겹살이 캠핑 구이에 잘 어울린다.
[사진 : 삼겹살은 지방과 살코기의 균형이 좋아야 숯불에서 고소한 풍미와 촉촉한 식감을 살리기 좋다.]
목살은 육질과 풍미를 보자
목살은 삼겹살보다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어 담백한 육향과 탄탄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부위다.
목살 역시 살코기만 지나치게 많은 것보다는 적당한 지방이 어우러진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삼겹살이 진하고 고소한 풍미가 매력이라면, 목살은 담백하면서도 육향이 살아 있고 탄탄한 식감이 매력이다.
결국 어떤 부위가 더 좋은가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구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부위를 선택하면 된다.
앞다리는 고소하게, 뒷다리는 담백하게
돼지고기는 부위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
캠핑에서 숯불구이를 한다면 나는 뒷다리보다 삼겹살·목살·앞다리살을 우선 선택한다.
앞다리살은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고소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즐기기 좋다.
반면 뒷다리살은 지방이 적고 살코기 비중이 높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과 탄탄한 식감이 특징이다.
따라서 뒷다리살이 맛이 없는 것이 아니다.
삼겹살이나 앞다리살처럼 지방에서 나오는 진한 고소함보다는 담백한 맛을 즐기기에 적합한 부위라고 보는 것이 맞다.
뒷다리살은 숯불에 그대로 구워 먹기보다 양념구이, 불고기, 제육볶음 등으로 활용하면 부위의 특성을 더욱 살릴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부위마다 다른 특성을 알고,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에 맞는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사진 : 돼지고기는 부위마다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 육질과 풍미가 다르므로 조리 방법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다./남성사계시장 한우축산]
특수부위는 별미로
돼지고기에는 삼겹살과 목살 외에도 항정살, 가브리살(등심덧살), 갈매기살 등 다양한 특수부위가 있다.
이들 부위는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많지 않아 삼겹살이나 목살처럼 넉넉하게 준비하기보다는 별미로 즐기기에 좋다.
캠핑에서는 삼겹살이나 목살을 기본으로 준비하고 특수부위를 조금 곁들이면 여러 가지 식감과 풍미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삼겹살도 목살도 ‘새끼손가락 두께’
부위를 골랐다면 이제 두께다.
삼겹살이든 목살이든 숯불구이용이라면 나는 새끼손가락 정도의 두께를 선호한다.
너무 얇으면 숯불의 강한 열에 쉽게 마르고, 너무 두꺼우면 겉은 타는데 속은 충분히 익지 않을 수 있다.
적당한 두께의 고기는 겉면을 노릇하게 구우면서 속은 촉촉하게 익히기 좋다.
캠핑에서 숯불구이를 한다면,
“새끼손가락 두께.”
고기를 고를 때 기억해둘 만한 간단한 기준이다.
[사진 : 삼겹살과 목살은 숯불구이용으로 적당한 두께를 선택하면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히기 좋다.]
좋은 고기는 소금으로 먼저 맛보자
좋은 고기를 골랐다면 처음부터 쌈장과 마늘, 각종 양념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
잘 구운 고기를 소금에 살짝 찍어 먼저 먹어본다.
좋은 돼지고기라면 복잡한 양념 없이도 고기의 풍미와 육즙, 숯불 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고기는 소금으로, 야채는 따로.
처음 몇 점은 고기 자체의 맛을 보고, 그다음 상추나 깻잎, 마늘 등을 곁들여 먹어보자.
고기 자체의 풍미를 알아야 내가 어떤 고기를 잘 골랐는지도 알 수 있다.

[사진 : 좋은 돼지고기는 소금에 살짝 찍어 고기 본연의 맛을 먼저 보고, 야채는 따로 곁들여 먹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키창의 한마디
좋은 고기는 꼭 비싼 고기가 아니다.
고기를 보기 전에 정육점을 보고, 부분육이라면 포장지부터 확인하자.
원산지와 부위, 포장일자와 소비기한, 등급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고기의 상태를 살펴보자.
삼겹살은 고소하게, 목살은 담백하게,
앞다리는 고소하게, 뒷다리는 깔끔하게.
삼겹살도 목살도 새끼손가락 두께.
좋은 고기를 알아보는 것이 먼저다.
맛있는 캠핑 고기는 고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다음 편 예고
[재키창의 캠핑 쿡북⑤] 좋은 바비큐는 불이 아니라 숯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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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고기를 골랐다면 이제 숯을 선택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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