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우트 활동부터 학교야영까지 위축… 자연 속 체험교육 회복 필요성 제기
- 캠핑업계 "학교 캠프와 캠핑·생존교육, 국가 차원의 제도 마련해야"

[사진 :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며 학교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는 텐트가 세워지고, 학생들은 배낭을 메고 학교 야영장과 수련시설을 찾았다.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 활동은 협동심과 리더십,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대표적인 청소년 프로그램이었고, 학교 야영과 수련활동 역시 교육과정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모습을 학교 현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청소년 단체 활동은 과거에 비해 크게 위축됐고, 학교의 숙박형 체험학습과 야영 활동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학교 운영 부담 등의 영향으로 운영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자연 속에서 또래들과 함께 생활하며 협력과 배려를 배우는 기회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 과거 학교 야영과 스카우트 활동은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대표적인 청소년 체험교육이었다/한국스카우트연맹블로그]
이러한 가운데 최근 호주캠프협회(Australian Camps Association, ACA)가 발표한 'ACA 캠프 센서스 및 경제 기여 보고서'는 우리 교육현장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매년 약 200만 명, 학령기 아동의 48%가 학교 캠프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교 캠프는 70년 이상 교육과정의 중요한 일부로 운영되고 있다.
보고서는 캠프가 단순한 야외 레크리에이션이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사회성, 협동심, 리더십,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인 회복력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이며,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캠핑업계에서도 청소년 캠프를 단순한 체험활동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본지와 만난 양평군캠핑장연합회 회원사 대표는 "청소년기는 정서 함양과 협동심,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캠프는 자연 속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책임감과 배려,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존수영이 물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교육이라면, 캠핑·생존교육은 자연 속에서 생명을 지키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등산 중 길을 잃거나 야외활동 중 고립되는 상황, 자연재해 등 위기 상황에서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방향 찾기, 응급처치, 안전한 화기 사용, 식수 확보, 구조 요청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협력해 학교 캠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캠핑·아웃도어 전문지도자 양성과 교육 인프라 구축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평군야영장연합회 회원사 대표도 학생 대상 캠핑 활성화에 공감했다.
회원사 대표는 "캠프에서는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역할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협동심과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며 "학교와 연계한 캠핑 프로그램이 확대된다면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뿐 아니라 올바른 캠핑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 속 공동생활은 교실에서 얻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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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캠핑업계는 청소년기의 협동심과 사회성 함양을 위해 학교 캠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강원도 청소년수련원 가온누리 블로그]
캠핑산업의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캠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캠핑장은 글램핑과 카라반, 프리미엄 시설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최근 조성되는 신규 캠핑장의 상당수도 일반 텐트 사이트보다 수익성이 높은 글램핑과 카라반 중심으로 조성되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관광산업의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자연 속에서 캠핑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형 캠핑장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학교와 연계한 청소년 캠프가 활성화되면 교육 효과뿐 아니라 지역 캠핑장과 농촌체험마을, 자연휴양림, 청소년수련시설 등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폭염 대응과 시설 운영, 행사 관리 등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으며 청소년 야외활동에서 안전관리와 운영 전문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사례로 평가된다.

[사진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이 열리는 전북 부안군 야영장]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계기로 일회성 행사 개선을 넘어 학교 캠프와 청소년 야외교육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과 전문 지도자 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학교 캠프 확대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학생 안전관리, 지도교사 부담, 전문 인력 확보, 보험제도, 예산 지원 등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학교와 학부모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운영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사진 : 해외에서는 학교 캠프를 정규 교육과 연계해 운영하며 협동심과 리더십, 자연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ACA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체험 중심 교육은 교실 수업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자연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협력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은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키우고,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교감하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자연 속에서 배우는 협동과 책임, 배려 역시 미래세대가 반드시 경험해야 할 교육이다. 호주의 사례는 캠프가 단순한 레저활동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투자이자 사회적 자산임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 사회도 학교 캠프를 단순한 야외활동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투자로 바라보고, 체험교육을 어떻게 회복하고 발전시킬 것인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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