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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텐트만 치면 끝? 아닙니다!”

  • 오주영 기자
  • 입력 2025.11.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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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핑장 안전관리사 자격증에 도전한 캠핑장 업주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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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에 텐트만 칠 수 없었습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 강원도에 자리한 캠핑장은 주말 예약으로 가득 차 있다. 여느 캠핑장과 다름없이 활기찬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이곳 주인 김정인(캠핑장주, 40대, 남)씨의 움직임은 여느 때보다 더욱 신중하고 예민하다. 그의 시선은 데크의 틈새부터 화재 위험이 있는 화로대 구역까지 구석구석을 살핀다.

 

김 씨는 최근 (사)한국캠핑협회가 주관하는 ‘캠핑장 안전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단순히 ‘캠핑장 사장’이 아닌 1년 365일 이용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 관리자로서 거듭나기 위한 그의 선택이었다.

 

안전 사각지대, 책임감에서 시작된 공부

 

“처음 캠핑장을 열었을 땐 그거 깨끗한 시설과 좋은 풍경만 제공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김 씨가 안전 문제에 깊이 몰두하게 된 계기는 2년 전 발생한 아찔한 사고 때문이었다. 당시 옆 캠핑장에서 난방 기구 오작동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했고, 김 씨는 충격과 함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우리 캠핑장이라고 안전할 수 없어요. 매뉴얼도 없이 구급함만 채워 넣는다고 능사는 아니더라고요. 고객들이 즐거워하는 순간에도 제 머릿속은 온통 ‘만약에’라는 질문으로 불안했습니다. 업주로서의 책임감이 텐트만 소개하고 설치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캠핑장 안전관리에 대해 검색하며 (사)한국캠핑협회가 주관하는 캠핑장 안전관리사를 알게 돼 교육 과정에 등록했다. 법규, 시설 점검은 물론 심폐소생술(CPR), 응급처치, 재난 상황 대응 등 실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식들을 밤잠 줄여가며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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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자격증이 아닌 ‘안전 매뉴얼’

 

김 씨의 일과는 자격증 취득 후 완전히 달라졌다. 매일 아침 체크 리스트에 따라 시설을 점검하며, 이용객 도착이 도착하면 화재 시 대피로, 비상 상황 시 행동 요령을 반드시 주지시킨다. 특히 일산화탄소 경보기 사용법을 강조하는 것이 그의 새로운 루틴이 됐다.

 

“이론으로 배운 내용을 캠핑장에 적용하니 그저 ‘좋은 캠핑장’이 아니라 ‘안전한 캠핑장’으로 스스로가 변모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용객들에게도 더욱 자신감 있게 안전을 약속할 수 있게 되었고요. 이 자격증은 단순히 벽에 걸어두는 종이가 아니라 우리 캠핑장의 ‘살아있는 안전 매뉴얼’입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김 씨는 “다른 캠핑장 업주들에게 캠핑장 안전관리사 공부를 추천한다”며 말했다.

 

“캠핑은 자연 속 낭만이지만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업주들은 시설 유지와 예약 관리에 바빠 안전을 ‘부수적인 일’로 치부합니다. 하지만 캠핑장 안전관리사는 우리에게 전문적인 시각을 열어줍니다. 단순한 소화기 위치가 아니라 전기 안전 기준, 법규, 기상 악화 시 대피 요령, 심지어 이용객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응급처치까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줍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책임감의 무게입니다. 이윤 보다도 고객들이 안전하게 돌아가는 것이 캠핑장 점주의 가장 큰 의무이고, 이 공부가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많아진 캠핑장 속에서 홍보와 영업을 해도 이용객들이 떨어진다고 일부 캠핑장 점주들은 토로하지만 김 씨는 다르다.

 

“저희 캠핑장은 솔직히 다른 캠핑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 캠핑장은 ‘사장이 직접 안전을 관리하는 캠핑장’으로 소문났습니다. 저희는 체크인 시 5분 동안은 자체적으로 만든 필수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저는 주기적으로 캠핑장을 순찰합니다. 이런 점이 손님들이 볼 때 이 캠핑장이 안전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안전한 캠핑장이라는 신뢰를 쌓기 위해 캠핑장 안전관리사에 투자한 것이 결국 고객 증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캠핑 문화, 업주의 새로운 역할

 

캠핑 인구가 7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캠핑장은 더 이상 자연 속에서 쉬는 공간만이 아니다. 예측 불가능한 안전 문제에 대비해야 하는 전문 레저 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캠핑장 안전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정인 씨는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안전은 서비스가 아닌 기본 의무라는 그의 철학이 만들어낸 변화다.

 

김 씨는 오늘도 체크인 안전 교육을 하며 랜턴을 들고 캠핑장을 순찰한다. 그의 발걸음에는 단순히 손님을 살피는 것을 넘어, 안전에 대한 확고한 책임감과 전문가로서 자부심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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