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곡 따라 펄럭이는 반대 현수막…캠핑장 업주 "흑탕물에 손님 끊겨 생계 위협"
- 주민들은 관광 활성화와 지역지원 기대…환경 보전과 지역경제 사이에서 갈등 깊어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홍천양수발전소 건설공사를 한 달간 중단하고 사업 추진 절차를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지역사회의 찬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가 전력계통 안정이라는 공익과 자연환경 보전, 지역 관광산업 보호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캠핑신문이 최근 홍천군 화촌면 양수발전소 예정지와 인근 계곡을 취재한 결과, 현재 공사는 중단된 상태였다. 공사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공사 현장사무소를 드나드는 차량만 간헐적으로 확인됐다. 계곡물도 맑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곡 곳곳에는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주민들의 우려는 여전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7월 4일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실시계획 승인 등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인 만큼 장관이 사업 철회를 결정할 수는 없지만, 환경 훼손 등 주민들의 우려에 공감한다"며 "한 달간 공사를 중단하고 절차상 문제점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장마철 안전조치와 시설 유지·보수를 위한 최소한의 작업만 진행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공사는 다음 달 15일까지 중단된 상태다.
"공사 당시 흑탕물…다시 시작되면 같은 피해 반복"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은 계곡을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캠핑장 운영자들이다.
한 캠핑장 운영자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곡으로 흙탕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다"며 "맑은 계곡을 기대하고 온 손님들이 그냥 돌아가거나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공사가 멈춰 계곡도 다시 맑아졌고 공사 차량도 거의 다니지 않는다"며 "하지만 공사가 재개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캠핑장 관계자는 "요즘은 캠핑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인데 공사까지 본격화되면 계곡을 찾는 관광객은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발전소가 완공된 이후에도 계곡 환경이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역 발전의 계기" 기대하는 주민들도
반면 발전소 건설을 지역 발전의 기회로 보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발전소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역지원사업과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원 등을 통해 지역 발전의 새로운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주민은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국책사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지역지원사업이 확대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계곡 관광과 캠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반대 의견이 강한 반면, 직접적인 피해가 적거나 지역 개발 효과를 기대하는 주민들은 찬성하거나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책사업 추진과 지역사회 갈등
홍천양수발전소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설비용량 600MW 규모의 양수발전사업이다. 남는 전력으로 물을 상부댐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 발전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전력 저장시설이자 국가 전력계통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계곡을 중심으로 캠핑장과 펜션, 음식점 등이 형성된 지역 특성상 공사 과정과 향후 발전소 운영이 관광산업과 자연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자연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공사 중단은 주민들이 제기한 환경 우려와 사업 추진 절차를 다시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홍천양수발전사업은 국가 에너지정책과 지역 주민의 생계, 자연환경 보전이 맞물린 사업인 만큼 이번 검토 결과가 향후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역 주민과 캠핑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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