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의 불편함을 없애며 대중화된 글램핑, 호텔에서 시작해 ‘한국형 캠핑’으로 성장
- 고급화·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 이제 소비자가 지불한 만큼의 ‘경험과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캠핑이 대중적인 여가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캠핑의 불편함을 줄이고 자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숙박문화가 등장했다. 바로 ‘글램핑(Glamping)’이다.
글램핑은 ‘Glamorous’와 ‘Camping’을 결합한 말로,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면서도 텐트 설치와 장비 준비 등 기존 캠핑의 불편함을 줄인 형태다. 숙박공간을 미리 갖춰놓기 때문에 이용객은 캠핑 장비 없이도 자연 속에서 캠핑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한국에서 글램핑이 대중화된 배경에는 ‘더 비싼 캠핑’보다 ‘캠핑의 불편함을 줄인 캠핑’이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있었다.
[사진 : 자연 속에 설치된 글램핑 시설. 글램핑은 캠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장비 준비와 텐트 설치의 불편함을 줄이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 한국 글램핑의 시작, 호텔에서 주목받다
글램핑이라는 개념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곳은 호텔과 리조트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신라호텔이다. 제주신라호텔은 2010년 호텔 내 캠핑장을 조성하며 ‘호텔 캠핑’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선보였고, 이를 발전시켜 2012년 3월 5일 국내 최초의 ‘글램핑 존’을 오픈했다.
당시 글램핑은 지금의 일반적인 글램핑장과는 달랐다. 대형 텐트 안에 침대와 가구 등을 갖추고 호텔 수준의 서비스와 야외활동을 결합했다.
이용객은 캠핑 장비를 준비하거나 텐트를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호텔에 머물면서 자연을 즐기고 야외에서 바비큐를 하는 등 캠핑의 분위기를 경험하는 새로운 휴식 방식이었다.
이 같은 형태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글램핑’이라는 이름도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진 : 제주신라호텔의 글램핑 공간. 국내 글램핑은 호텔과 리조트의 새로운 야외 레저상품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 캠핑의 대중화가 글램핑을 키웠다
글램핑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캠핑의 대중화가 있었다.
2010년 전후 캠핑은 새로운 가족 여가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족과 자연으로 떠나 직접 음식을 만들고 모닥불을 즐기는 캠핑의 매력이 알려지면서 캠핑 인구도 증가했다.
하지만 캠핑을 시작하려면 텐트와 타프, 침낭, 테이블과 의자, 버너와 식기 등 적지 않은 장비가 필요했다. 현장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과정도 초보자에게는 부담이었다.
글램핑은 이 같은 불편함을 줄였다.
캠핑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텐트를 직접 설치하지 않아도 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나 캠핑 초보자들도 쉽게 자연 속 캠핑을 경험할 수 있었다.
글램핑은 기존 캠핑객보다 캠핑을 경험하고 싶지만 준비와 장비가 부담스러운 새로운 소비층을 캠핑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사진 : 캠핑장에 설치된 글램핑 시설. 장비 없이도 캠핑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글램핑은 빠르게 대중화됐다.]
■ 펜션문화와 결합한 ‘한국형 글램핑’
글램핑이 호텔과 리조트를 넘어 일반 캠핑장으로 확산되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형태도 만들어졌다.
국내 펜션문화와 결합하면서 글램핑 시설은 점차 편리해졌다. 침대와 가구를 시작으로 냉장고와 에어컨, 난방시설, TV 등이 추가됐고 일부 시설은 개별 화장실과 샤워시설, 주방까지 갖췄다.
여기에 수영장과 개별 바비큐장, 불멍 공간, 숲과 계곡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등이 더해지면서 글램핑장은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관광과 레저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캠핑의 감성과 펜션의 편안함을 결합한 ‘한국형 글램핑’이 만들어졌다.

[사진 :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한국형 글램핑 시설. 캠핑과 펜션문화가 결합하면서 국내 글램핑은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다./가평 별밤글램핑]
■ ‘편리한 캠핑’에서 ‘고급 숙박’으로
글램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의 기준도 달라졌다.
초기 글램핑의 경쟁력이 ‘편리함’이었다면 시장이 커지면서 시설 경쟁이 시작됐다. 더 넓은 텐트와 좋은 침대, 개별 욕실, 냉난방시설, 프라이빗 수영장, 개별 바비큐장 등 시설이 고급화됐다.
최근에는 대형 돔과 캐빈, 카라반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도 등장하고 있다.
시설이 좋아진 만큼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
글램핑이 고급 숙박상품으로 발전하면서 소비자는 일반 캠핑이나 펜션뿐 아니라 호텔과 리조트, 해외여행과도 가격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 가격이면 차라리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소비자의 반응도 이런 변화에서 나온다.
이제 글램핑업계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가격을 얼마로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그 가격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사진 : 고급화된 글램핑 시설과 자연 체험. 시설 경쟁을 넘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경험과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포천 더 클래식 카라반앤글램핑]
■ 글램핑의 다음 경쟁력은 ‘경험과 가치’
그렇다고 글램핑업계가 무조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설 운영에는 인건비와 관리비가 필요하고 지속적인 투자도 뒤따른다.
중요한 것은 가격과 가치의 균형이다.
단순히 침대와 TV, 냉난방시설을 갖춘 숙박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 지역의 자연을 활용한 체험과 가족 프로그램, 지역 음식과 로컬 콘텐츠, 숲과 계곡을 활용한 활동,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글램핑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글램핑의 본질은 고급 호텔 객실을 자연 속에 옮겨놓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 캠핑을 경험하고 싶지만 불편함은 줄이고 싶었던 소비자의 요구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글램핑은 더 큰 객실과 더 화려한 시설을 만드는 경쟁에서 벗어나 ‘그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추억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가족이 함께 불을 피우고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아이들이 숲과 계곡에서 뛰어노는 경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 등이 글램핑만의 가치가 될 수 있다.
한국 글램핑은 이제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시설의 고급화에서 경험의 고급화로, 가격의 상승에서 가치의 상승으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다.
글램핑의 역사가 캠핑의 불편함을 줄이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역사는 소비자가 다시 글램핑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시설이 아니라 경험을, 숙박이 아니라 시간을 팔아야 한다.
글램핑은 결국 숙소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보내는 특별한 시간을 파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BEST 뉴스
-
[기획특집] 호텔에서 시작해 캠핑이 되다…한국 글램핑의 탄생과 진화
캠핑이 대중적인 여가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캠핑의 불편함을 줄이고 자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숙박문화가 등장했다. 바로 ‘글램핑(Glamping)’이다. 글램핑은 ‘Glamorous’와 ‘Camping’을 결합한 말로,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면서도 텐트 설치와 장비 준비 등 기존 캠핑의 불편함을 줄인 형태다. 숙... -
[캠핑장탐방⑨] 포천 백운계곡 옆 ‘캠핑마루’… 개별 화장실·올 타프존으로 차별화
[사진 : 캠핑마루 전경]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인근에 최근 문을 연 가족·반려견 동반 캠핑장 ‘캠핑마루’가 캠퍼들을 맞이하고 있다. 2026년 9월 오픈한 캠핑마루는 날씨에 상관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올 타프존과 냉·난방 시스템을 갖춘 개별 화장실·샤워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캠핑... -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침대객실 90%로 확대…“자연과 함께 머무는 쉼”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은 국민의 이용 편의와 휴식 품질을 높이기 위해 7개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객실 개선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여행 방식 변화로 침대객실을 선호하는 이용객이 늘고, 좌식 이용이 불편한 고령자와 이동약자의 이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현장 요구를 반영해 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