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월 캠핑, 땀과 반사 자외선이 만드는 조용한 피부 손상
— 5월 캠핑, 땀과 반사 자외선이 만드는 조용한 피부 손상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 손을 잡고 처음 텐트를 세우는 부모가 있고, 결혼식을 마친 뒤 자연 속에서 첫 여행을 시작하는 부부가 있다. 오래 미뤄두었던 가족의 식사가 숲속 작은 테이블 위에서 다시 시작되고, 해가 길어진 저녁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천천히 머물 이유를 준다.
누군가에게 5월의 캠핑은 휴식이고, 누군가에게는 기념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가는 감각을 배우는 시간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가장 쉽게 방심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은 나무 그늘 아래에 앉으면 피부도 안전하다고 믿는다. 직사광선을 피했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부는 우리가 느끼는 밝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환경을 기억한다.
숲의 잎사귀, 잔디, 흙, 텐트의 천, 심지어 우리가 기대어 앉은 캠핑 의자까지도 햇빛을 반사하고 흩어낸다. 이렇게 사방으로 퍼지는 빛을 산란 자외선(diffuse UV radiation)이라 한다. 직접 내리쬐는 햇빛보다 덜 강하게 느껴지지만, 오히려 우리는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오래 노출된다.
실제로 나무 그늘 아래에서도 직사광선 대비 상당한 수준의 자외선이 지속되며, 환경에 따라 최대 절반 이상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그늘은 체감 온도를 낮춰줄 뿐, 자외선 자체를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
피부 손상은 언제나 조용하게 시작된다.
뜨겁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5월의 햇빛은 강한 화상보다 느린 노화를 남긴다.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 누적의 시간이다.
여기에 열과 땀이 더해진다.
캠핑은 생각보다 활동량이 많은 시간이다. 텐트를 치고, 장비를 옮기고, 아이를 따라 뛰고, 불을 피우고, 다시 정리한다. 피부는 그사이 끊임없이 열을 받아낸다.
체온이 올라가면 경피수분손실량(TEWL)은 증가하고, 피부 표면의 수분은 예상보다 빠르게 증발한다. 땀은 단순히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피부 표면의 pH 균형을 흔들고, 수천 종의 미생물이 공존하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skin microbiome)의 안정성을 무너뜨린다.
여름철 트러블이 갑자기 늘어나는 이유는 더워서가 아니라, 이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땀을 닦아내는 데 집중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닦느냐’이다.
이미 예민해진 피부 위를 반복해서 문지르는 행동은 작은 마찰이 되어 각질층을 더 빠르게 손상시킨다. 피부는 닦아내는 것보다 지켜내는 것이 먼저다.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눌러 흡수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영옥 교수/의학보건학 박사, 맞춤형화장품 성분처방 연구자]
* 피부를 통해 계절을 읽는 '캠핑과 피부' 연재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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